바둑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상당히 복합적인 요소를 지닌 게임이다. 바둑을 두는 데는 바둑판과 바둑알만 있으면 진행이 가능하며,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공간만 확보한다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만약, 바둑용구가 없다고 해도 인터넷에 접속하면 자신이 두고 싶은 상대와 언제든지 수담을 즐길 수 있다. 물론 기본적인 학습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진행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바둑은 기본적으로 유희적인 게임으로서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즐겁게 보내려는 데 기여하는 것이지만, 바둑에는 다른 게임에서 찾을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징도 있다.

바둑에 대해 알아갈수록 그 잠재적 가치는 무궁무진한 것 같다. 이번 시간에는 바둑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남녀노소 누구든지 즐길 수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취미활동이 있지만 누구하고나 즐길 수 있는 범국민적인 종목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바둑은 남녀노소 누구하고나 즐길 수 있다는 것, 실력상의 핸디캡을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다른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장점이다. 시민바둑대회에 가면 유치원 어린이에서부터 가정주부, 노인들까지 거의 모든 세대가 참가하여 바둑잔치를 벌인다. 연령이나 성별, 기력에 상관없이 누구든지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바둑이 갖는 큰 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력에 맞게 치수를 조정할 수 있는 체계가 어느 분야보다도 세밀하게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2. 능률과 경제성을 추구한다.

바둑에서는 경제성의 원리가 극명하게 적용되고 있다. 가장 적은 수의 돌로 가장 많은 집을 짓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1집이나 반 집을 다투는 정밀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고도의 계산력을 요하는 수학적인 게임이기도 하다. 바둑에서의 능률성과 경제성은 일상생활에서의 경제활동과도 통한다. 돌의 기능이 중첩된 중복형은 중복투자에 비유할 수 있고, 세력이 있어도 활용을 못하면 허세와 같다.

3. 미학이 담겨 있다.

프로기사의 기보를 감상하면서 수많은 바둑팬들이 매료되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바둑에는 팬들의 가슴을 끌어당기는 감동과 미학적인 매력이 있다. 바둑의 아름다움은 주로 무한한 창조성과 변화성에서 비롯되는데, 기력이 점차 늘어가면서 바둑 속의 미적 쾌감에 도취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바둑의 예술성은 단순히 수의 변화성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포석의 구도감각, 행마의 생동감, 부분과 전체의 조화 등 보는 이에게 예술적 공감을 주는 요소는 상당히 많다.




4. 예도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

바둑은 예로 시작해서 예로 끝나는 게임이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사람도 매너가 좋지 않으면 지탄을 받게 된다. 대국 전 깍듯이 인사를 나누고, 대국 중에도 늘 겸양의 자세를 갖추며, 대국 후에는 겸손하게 대국후담을 나누는 것이 관례이다. 그래서 바둑을 제대로 배우는 사람은 훌륭한 매너가 저절로 몸 속에 깊숙이 배는 것이다. 이러한 예절과 함께 바둑 자체에 인간수양의 요소가 담겨 있다. 그래서 바둑은 장기나 체스와는 달리 “기도”라고 부른다. 전쟁의 게임인 바둑에 이러한 도적인 요소가 있다는 것은 바둑이 갖는 최대의 신비라고 할 수 있다.




5. 두뇌계발과 정서안정에 좋다.

바둑은 두뇌스포츠, 또는 사고의 예술이라고 불릴 만큼 사고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경기이다. 바둑이 두뇌계발에 좋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통설이며, 학부모들은 ‘바둑이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산만한 아동들의 경우 정서안정과 집중력 배양을 위해 바둑교실에 다니기도 한다. 정신을 집중하는 것은 바둑의 필수불가결한 자세로 대국자는 바둑을 둘 때,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신을 통일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실제로 많은 학부모들이 아동이 바둑을 배우고 난 후 차분하고 안정된 자세로 변화되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6. 정신 건강에 좋다.

바둑은 특히 두뇌의 활발한 활동을 요하는 경기이므로 힘든 일상생활에 의해 딱딱하게 굳어진 두뇌를 원활하게 풀어주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신 의학자들이 한결같은 의견이다. '바둑이 스트레스 해소와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이 의학계를 통해 자주 제기되면서 특히 치매예방을 위해 바둑을 배우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바둑과 뇌기능의 관계는 근래에 백기자 씨 등의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는데, 바둑수에 대한 사고는 뇌의 다양한 부위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뇌세포인 뉴런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뇌기능을 촉진시킬 수 있다면 바둑은 분명 두뇌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7. 인생의 교훈을 준다.

바둑교육은 바둑기술뿐만 아니라 정신•정서•성격 면의 성장까지 고려한 인성교육으로 승화시키려는 단계에 있다. ‘지나치게 승리를 탐하면 승리를 얻지 못한다', ‘작은 곳은 버리고 큰 데로 나아가라' 등 인생의 지침이 될만한 이런 교훈들은 바둑에서 나온 말이다. 사실 우리의 일상사에서 우리가 알게 모르게 접하는 바둑용어나 격언들은 대단히 많다. 이렇듯 바둑은 삶의 이치와 통하는 점이 있고, 따라서 바둑을 올바른 방향으로 두게 된다면 자연히 이와 같은 요소를 체득하게 되어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바둑의 특징과 장점은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이 들 수 있다. 반상 위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며, 흑백의 돌들은 반상의 어느 곳에서나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언제 어디서 상대의 묘수가 터져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아무리 형세가 우세하다 하더라도 방심하지 못한다.
"바둑은 돌들이 접촉하는 과정에서 돌이 삶과 죽음이 발생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수많은 교훈과 격언이 파생되며 그래서 바둑은 흔히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고 누군가가 말했다. 바둑은 머리로만 두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두는 것 같다. 흔히들 바둑에는 인생이 있다고 말한다. 고비와 즐거움이 서로 교차하는…….
이러한 바둑의 특징들을 알고 바둑을 즐기게 된다면, 바둑 속에 담긴 멋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 명지대 바둑학과 02학번 정문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