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교육효과의 과학적 증명, 그 첫걸음을 딛다 
 흥진초등학교 대상 연구결과 발표회 열려




이미 바둑은 신비의 영역이 아니다. 과거 바둑인들은 어린 이창호의 실력에 ‘전대 고수의 환생’이라며 당황했지만 이세돌을 위시한 어린 프로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지금은 누구도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바둑의 스포츠화를 바라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바둑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접근은 그래서 중요하다. 바둑이 왜 좋은지 바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스포츠는 우리를 건강하게 만든다. 바둑은 어떤 좋은 점이 있는 것일까?

12월 17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는 약 400여명의 바둑관계자, 일선 바둑교실 강사, 학부모 등이 모인 가운데 이런 고민에 대한 작은 답변이 발표되는 자리가 있었다. 이름 하여 ‘바둑교육 효과검증 프로젝트 : 바둑교육이 아동의 인성 및 지능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연구 발표회’가 그것이다. 긴 이름에 비해서 내용은 간명하다. 1년의 기간을 두고 바둑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아이들과 바둑을 일주일에 한 시간 배우는 아이들, 그리고 바둑을 배우지 않은 아이들의 인성과 지능을 서로 비교한 것이다. 바둑특성화교육으로 유명한 흥진초등학교의 조상연 교감이 발표한 이번 연구 결과는 그러나, 간명한 모양새에 비해 그 가치는 매우 크다.


그동안 우리는 단순히 ‘바둑을 배우면 집중력이 좋아진다.’ 혹은 ‘바둑을 배우면 예의가 발라진다.’는 일종의 모호하고 선험적인 지식에만 의존해서 바둑을 가르치고 보급해왔다. 바둑이 어떤 미지의 영역에 있을 때는 가능한 방법이지만 지금은 아니다. 학교와 학부모는 구체적인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가르침을 신뢰하지 않는다. 단지 메달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국가가 장기적인 재정지원을 해 줄 것이라 기대하는 것도 무리다.

물론 이날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듯 이번 연구는 표본 수가 적고 그 기간도 길지 않다. 토론자로 참여한 한철균 7단과 한국 바둑학회 김달수 부회장은 표본수가 부족한 점을 지적하며 좀더 체계적으로 연구대상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토론자인 한국초등바둑연맹 오영호 회장은 전국바둑교실협회에 위탁 교육을 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토론자와 대회장에 모인 대다수 참석자들은 이 연구가 바둑교육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이 발표회를 시작으로 바둑이 가진 교육적 요소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 각 학교에 보급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피력하기도 했다. 바둑 영재들, 실력자들이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린 시절 바둑을 접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바둑의 저변확대에는 큰 도움이 된다.


당연하게도 이날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둑을 배우면 아동의 지능과 인성 면에서 매우 유익한, 유의미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연구 결과 요약]

흥진초등학교 조상연 교감이 책임연구자로 심리검사전문기관인 한국가이던스의 다중지능검사와 특수인성검사를 활용했다. 대상은 흥진초등학교에서 매주 20시간 이상 바둑교육을 받는 영재반 19명과 1주일에 1시간 바둑교육을 받은 4학년생 40명, 근접한 다른 초등학교의 바둑교육을 받지 않는 4학년생 40명이다. 세 집단을 비교한 결과 지능면에서는 도식화 능력, 수리력, 전체지능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고 인성면에서 학교생활 적응도, 스트레스 청정도, 일탈행동 통제력 등이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