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조기교육 바람이 불고 있다 - 스포츠서울 2009.10.11

최근 바둑이 집중력 향상은 물론 아이들의 수 개념 이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둑을 가르치는 유치원이 늘고 있다.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흥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6~7세 꼬마원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바둑을 두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흘리개들이 알까기나 하고 있겠지. 생각하면 오산. 바둑판을 사이에 두고 씨름하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이 유치원에는 바둑이 정규수업으로 정해져 모든 원생들이 일주일에 1시간씩 바둑전문교사로부터 바둑수업을 받고 있다. 교육적 효과가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일부러 먼곳에서 아이를 보내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바둑교사 이승민씨의 귀띔이다.

경기도 용인의 동아유치원은 지난 9월부터 원생들을 대상으로 바둑수업을 시작했다. 이 유치원은 아이들이 바둑에 흥미를 갖도록 자석칠판을 이용한 바둑판과 컬러바둑알을 사용해 놀이를 하듯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유치원 김성환 원장은 “처음에는 아이들이 배우기에 어려울 거라고 망설였던 부모들도 아이들이 차분하게 수업에 집중하는 것을 보고 놀라는 눈치”라고 말했다.

유치원에서 이처럼 바둑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교육적 효과 때문. 보통 5~7세 유아기는 두뇌성장이 가장 활발한 시기이지만 상대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는데. 바둑이 그런 아이들의 집중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김성환 원장은 “바둑수업을 하면서 아이들의 집중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고 참을성도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바둑이 집중력을 높여주고 지능을 향상시켜준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2월 경희대학교 김바로미씨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바둑교육을 받은 아동들의 IQ와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이 바둑교육을 받지 않은 아동들과 비교해 월등히 상승된다고 발표했다. 바둑특성화학교로 유명한 경기도 흥진초등학교에서는 바둑을 배우지 않은 초등학생과 바둑을 배운 초등학생. 그리고 바둑을 오랜 시간 배운 초등학생의 지능발달 상황을 비교 분석한 결과. 바둑교육이 수리력. 공간 지각력 등을 포함한 전체 지능에서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는 내놓기도 했다. 실제 올 1월 세계화인바둑대회 저단부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동현(흥진초 4)군은 “바둑에 재미가 붙고 나서는 공부도 한번에 1시간 넘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후 학업성적도 눈에 띄게 올랐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와 유치원에서 바둑교육이 각광받으면서 전문교사 양성과 사업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한바둑협회에서 ‘바둑지도자 자격증’을 통해 전문교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일부 출판사에서는 발빠르게 유아용 바둑교재 발간을 내놓고 있다. 바둑 조기교육 바람은 조만간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