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화위지(橘化爲枳), 즉 ‘귤을 회수(淮水)를 건너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고사가 있다. 이 고사는 중국 춘추시대 말, 제나라의 유명한 제상 안영이 초나라로 사신을 가게 되었을 때, 초나라 영왕의 비꼬는 말을 되받아치며 한 말로 같은 식물이라도 기후와 풍토에 따라 다른 열매를 맺게 된다는 뜻이다.


 같은 종류의 것이라도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그 모양과 성질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같은 사람이라도 그가 살고 있는 주위 환경이 달라지면 생각과 행동이 달라지는 법이다. 이 같은 진리를 예로 보여준 것이 바로 여기에 나오는 '강 남쪽에 심는 귤을 강 북쪽에  옮기면 탱자가 된다.'라는 말이다. 

 최근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미국에서 살다가 버지니아 대학생 50여명을 사상시킨 한국인에 대해서 미국 언론이 ‘한국인’임을 강조하는 것은 책임을 다른 곳으로 떠넘기려는 발상이 아닌가 한다. 미국은 총기휴대가 자유롭기 때문에 한 해에 3천여 명이 총기사고로 사망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폭력성 게임이나 영상물에 노출되어 있다는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이것은 바둑처럼 건전하고 유익한 레저문화가 국가적으로 더 장려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제 아시안게임의 인천유치확정 소식을 듣고 그래도 희망을 한 번 또 가져보게 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2014년에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좋은 분위기에서 바둑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체스 대신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한다. 또, 얼마 전 ‘인천바둑연구생후원 명사초청바둑잔치’에서 인천의 이원복 국회의원이 안상수 시장에게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유치될 경우 바둑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것”을 확인받기도 했다. 

  어쨌든 바둑인들 모두 이제는 스스로의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노력할 때가 아닌가 한다.   

- 구월IQ바둑교실 원장-

 *참고자료 : 귤화위지(橘化爲枳)의 이야기

 춘추시대 말기에 제나라에 유명한 안영이란 재상이 있었다. 공자도 그를 형님처럼 대했다는 이 안영은 지혜와 정략이 뛰어난 데다가 구변과 담력이 또한 대단했고, 특히 키가 작은 것으로 더욱 이름이 알려졌었다.

 어느 해 초나라 영왕이 이 안영을 자기 나라로 초청했다. 안영이 하도 유명하다니까 얼굴이라도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어린애 같은 호기심과 그토록 각국이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는 안영을 한 번 보기 좋게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타고난 심술 때문이었다.

 영왕은 간단한 인사말을 끝내기가 바쁘게 이렇게 입을 열었다.

 "제나라에는 사람이 없소?"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길가는 사람은 어깨를 마주 비비고 발꿈치를 서로 밟고 지나가는 형편입니다."

"그렇다면, 하필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낸 까닭은 무어요?"

 안영의 키 작은 것을 비웃어 하는 말이었다. 외국 사신에게 이런 실례되는 말이 없겠지만 초나라 왕은 당시 제나라를 대단치 않게 보았기 때문에 이런 농담을 함부로 했다.

 안영은 서슴지 않고 태연히 대답했다.

 "그 까닭은 이러하옵니다. 우리나라에선 사신을 보낼 때 상대방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골라서 보내는 관례가 있습니다. 즉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보내고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보내는데, 신은 그중에서도 가장 작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뽑혀서 초나라로 오게 된 것입니다."

 

 은근히 상대방을 놀려 주려다가 보기 좋게 반격의 기습을 당하게 된 초왕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첫 번째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다음 두 번째 계획이 진행되었다. 왕이 바라보고 있는 뜰 아래로 멀리 포리들이 죄인을 묶어 앞세우고 지나갔다.

"여봐라!" 왕은 포리를 불러 세웠다.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제나라 사람입니다."

"죄명이 무엇이냐?'

"절도죄를 범했습니다."

초왕은 안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하오?"

계획치고는 참으로 유치하고 무모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하는 안영에게는 이 이상 더 큰 모욕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안영은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란 듯 초연한 태도로 이렇게 대답했다.

"강 남쪽에 귤이 있는데 그것을 강 북쪽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되고 마는 것은 토질 때문이옵니다. 제나라 사람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원래 도둑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자랐는데 그가 초나라로 와서 도둑질을 한 것을 보면 역시 초나라의 풍토 때문인 줄로 아옵니다."

 며칠을 두고 세운 계획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가게 되자, 초왕은 그제야 그만 안영에게 항복을 하고 말았다.

"애당초 선생을 욕보일 생각이었는네, 결과는 과인이 도리어 욕을 당하게 되었구려."하고 크게 잔치를 벌여 안영을 환대하는 한편, 다시는 제나라를 넘볼 생각을 못했다는 것이다. 안영이 만들어낸 말은 아니지만 역시 그것은 진리였다. 식물은 풍토가 중요하고 사람은 환경이 중요하다.

출처 : 고사사전